현대인의 일상은 그야말로 “바쁘다, 바빠”의 연속입니다. 출근, 일, 가족, 인간관계 등 하루 24시간이 부족할 정도로 할 일이 넘쳐나는 시대에 살고 있죠. 이 와중에 ‘독서’라는 활동은 필수이면서도 언제나 후순위로 밀리곤 합니다.
피곤한 몸을 뉘일 때는 스마트폰이나 TV가 먼저 손에 닿기 마련이니까요.
하지만 삼국지에 나오는 중국의 학자 동우(董遇)는 독서에 적합한 세 가지 시간을 알려주며, 이렇게 말했습니다.
“시간이 없다고? 그렇다면 시간을 만들어라.”
바로 삼여(三餘)라는 지혜로운 독서법입니다.
삼여(三餘): 동우가 전한 세 가지 여유 시간
동우가 제자들에게 가르친 ‘삼여(三餘)’는 현대인의 관점에서 보면 독서를 할 수 있는 ‘틈새 시간’을 의미합니다.
한마디로 정말 바빠서 독서할 시간이 없다고 느껴질 때조차도 찾을 수 있는 세 가지 여유 시간이라는 뜻이죠.
삼여는 다음과 같은 세 가지 상황을 가리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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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동여(歲冬餘): 연말의 여유 시간
농업이 생활의 중심이었던 고대 사회에서 겨울은 한 해의 농사를 마무리한 후 잠시 휴식을 취하는 시기였습니다. 그래서 동우는 겨울을 독서의 첫 번째 여유 시간이라 했습니다. 바쁘게 살아온 한 해를 마무리하고 돌아보며, 지식과 지혜를 쌓기에 가장 적합한 시기라는 것입니다.
현대의 연말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우리는 연말이 되면 한 해를 돌아보고 다음 해의 계획을 세우곤 하죠. 이때 쉴 새 없이 달려온 삶의 템포를 잠시 늦추고 독서를 통해 새로운 에너지를 충전해보는 겁니다.
특히 연말엔 심리적으로도 차분해지기 쉬운 시기라, 독서에 몰두하기 좋습니다. 해마다 “올해는 책 몇 권을 꼭 읽겠다!”라는 결심을 세우는 사람들이 많지만, 연말의 여유 시간을 적극 활용한다면 생각보다 더 쉽게 목표를 달성할 수 있을 것입니다.
일우여(日晏餘): 해질 녘의 여유 시간
동우는 저녁 시간을 독서에 좋은 두 번째 여유로 삼았습니다. 하루의 농사나 일이 끝난 후, 해가 지고 밤이 찾아오면, 피곤함 속에서도 마음을 차분히 가라앉히고 하루를 정리하는 시간이기 때문입니다.
이 시간에 마음을 가다듬고 책과 마주한다면, 복잡한 하루를 마무리하며 생각을 정리하고 지식을 새롭게 흡수할 수 있습니다.
현대 사회에서 저녁 시간은 퇴근 후 집에 돌아와 잠들기 전까지의 시간이죠. 이 시간은 하루 중 가장 자신만의 시간을 가질 수 있는 귀중한 시간대입니다.
스마트폰이나 TV 대신 잠들기 전에 책을 펼쳐본다면 하루의 피로를 새로운 지식으로 덮으며 보람찬 밤을 보낼 수 있습니다.
짧은 에세이, 가벼운 소설 한 장, 또는 생각을 정리해주는 철학서 몇 페이지라도 좋습니다. 이 작은 독서 습관이 쌓여, 인생을 바꾸는 작은 변화를 만들어 낼 수 있습니다.
음우여(陰雨餘): 비 오는 날의 여유 시간
마지막으로 동우가 꼽은 여유는 바로 비 오는 날의 시간입니다. 과거에는 비가 오는 날에는 농사도 중단되고, 외출이 어려운 상황이 많았죠.
자연스레 집에 머무는 시간이 길어지며, 이 시간을 지혜롭게 활용해 독서에 집중하라는 것입니다.
현대 사회에서는 날씨에 상관없이 일이 계속되지만, 비나 눈이 오는 날은 조금 더 집 안에 머물고 싶어지는 특별한 날이기도 합니다. 이렇게 외출이 불편한 날, 방해 받지 않고 독서에 몰두해보는 겁니다.
비 오는 날에는 커피 한 잔과 함께, 조용한 방 안에서 펼쳐진 책에 집중하는 그 여유로움이 있습니다.
마치 세상의 소음이 한 발 물러난 듯한 고요함 속에서, 우리는 평소 읽지 못했던 책 속 문장들을 천천히 음미할 수 있습니다.
특히 비가 오는 날은 무언가 몰입하기에 더 좋은 감정적 분위기를 제공하기 때문에, 독서 습관을 들이기에 더없이 좋은 기회가 되죠.
바쁜 현대인에게 삼여가 필요한 이유
요즘 세상은 점점 더 바빠지고 복잡해집니다. 스크린 타임은 늘어가고, 독서는 점점 멀어지는 듯 보입니다.
하지만 현대인들에게 독서가 줄 수 있는 의미는 여전히 큽니다.
우리의 뇌와 마음을 건강하게 유지하는 것뿐 아니라, 넓은 시야와 깊은 사고를 키워주는 것이 독서의 힘이기 때문입니다.
하루가 바쁜 가운데서도,삼여를 통해 틈새 시간을 활용하는 작은 변화를 시도해 보세요.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시간, 점심시간의 짧은 여유, 혹은 이동 중의 잠깐 동안이라도 스마트폰 대신 책을 손에 들어보는 겁니다.
이 작은 습관이 쌓이면 나만의 지식과 지혜의 창고를 만들어 나갈 수 있습니다.
삶을 다르게 만드는 독서의 힘
삼여가 현대인에게 주는 메시지는 단순하지만 깊습니다.
“여유가 없다고 말하지 말고, 여유를 만들어라.”
삼여는 그저 바쁜 삶 속에서 짜내는 시간을 의미하는 것이 아닙니다.
삶을 돌아보고 자신에게 주는 고요한 시간, 즉, 바쁜 일상 속에서도 진정 나에게 필요한 지식을 찾아 나설 수 있는 기회입니다.
오늘 당신의 인생 속 삼여는 언제인가요?
독서는 단순한 지식 습득을 넘어서 우리의 삶을 확장시킵니다. 삼여를 통해 삶 속에 작게나마 독서의 습관을 들여보세요.
바쁜 일상 속에서도 내면을 채우고, 더욱 풍요롭게 사는 방법을 찾아가실 수 있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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